Home>News>고수의 첫 사극 도전이 궁금했다 (인터뷰)
고수의 첫 사극 도전이 궁금했다 (인터뷰)
2014. 12. 30| 0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고수와 사극. 그리 잘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그간 사극에서 고수를 볼 수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남자사용설명서’로 독특한 코미디를 선보였던 이원석 감독 역시 사극과는 영 멀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상의원’은 관심이다. 사극과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고수와 이원석 감독이 힘을 합쳤으니 말이다. ‘궁금하다’가 적확한 표현일 게다.

‘상의원’은 조선 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궁중 의상극이다. 영화에서 고수는 규율과 규범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천재 디자이너 공진 역을 맡았다. 그리고 자유롭고 엉뚱한 모습의 공진과 고수는 어딘지 모르게 잘 어울렸다. 인터뷰 답변에도 그의 엉뚱함은 곳곳에 묻어 있다.

Q. ‘상의원’을 첫 사극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정통 사극보다는 퓨전에 가깝다. 말투도 정통 사극 톤과 다르다.
고수 : 정통사극이 아니어서 했다. 보통 정통사극은 왕, 권력과 암투 등 궐 안에 이야기 또는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상의원’은 그게 아니어서 끌렸던 것 같다. 그리고 톤도 정통 사극 톤이 아니다. 물론 이번 작품 하면서 정통 사극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여하튼 사극을 떠올리면 수염, 한복, 때론 상투를 틀곤 하는데 잘 어울릴까 싶었다. 근데 잘 어울리더라. 하하. 만족한다. 무엇보다 수염 붙여주는 분이 있는데 ‘달인’ 프로그램에 수염 달인으로 나오셨던 분이다. 그분이 너무 잘 해주셔서. 하하.

Q. 권력과 암투 등의 이야기가 어때서.
고수 : 화를 많이 안 낼 것 같았다. 하하. 누가 화를 더 내는지 경쟁하지 않나. 그런 인물이 아니어서 좋다.

Q. 이원석 감독 전작인 ‘남자사용설명서’는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불안함은 없었나.
고수 :
 불안하진 않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시나리오 안에 모든 게 다 들어가 있었다. 감독님의 독특한 성향도 있었다. 이게 표현되면 어떤 영화가 나오게 될지 호기심이 많았다.

Q. 시작할 때 그 호기심이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떻게 바뀌었나.
고수 :
 잘했구나 싶다. 현장에서 말했던 의도를 이렇게 표현했구나 싶기도 하고.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았다. 앞부분에 나오는 감독님의 독특한 성향이 유쾌함을 가져가고, 후반부에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잘 갖춰졌다. 의도한 대로 잘 나온 것 같다. 또 옷으로 어떤 감정을 전달한다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옷의 변화가 보일까 생각했는데, 옷의 변화도 보였다. 진현 장면에서 왕비가 걸어나갈 때 보석이 반짝반짝하는데, 그때마다 내 마음도 반짝반짝. 하하.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Q. 왕비는 옷의 변화에 감정이 묻어나지만, 공진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고수 :
 감정의 변화에 따라 옷의 변화를 주진 않았던 것 같다. 단지 궐 밖에서 자유롭게 옷을 입다가 궐 안에 들어갔을 때 상의원 복장을 한다. 똑같이 입는, 유니폼일 수도 있는데 그걸 입기 싫었다. 공진만의 특별함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안 입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감독님께 이렇게 저렇게 설득해봤는데 결국 안 됐다. 궐 안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다고 하더라. 그럼 특혜니까.

Q. 공진은 자유롭고 엉뚱한 인물이다. 실제 고수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수 :
 이번 작품을 통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없는 모습은 아니고, 닮은 점도 있다. 여행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 거 좋아하고.

Q. 무엇보다 그동안 해왔던 역할과 달랐던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전에 했던 역할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
고수 :
 공진은 조금 다른 사람이었다. 극 중 다른 인물들은 권력, 신분 등에 집착하는데 공진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다. 다르다는 것이 잘못된 게 아닌데, 큰 잘못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공진은 그 다름을 더 표현하려고 했던 인물이고, 돌석(한석규)은 다름을 표현하지 않는 인물이다. 어떤 면에서는 왕이나 왕비 등이 현실적인 사람들인 것 같다. 그걸 표현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전에는 상대방이 나한테 화를 내면 그것에 맞게 리액션을 했다. 화를 내고, 욕을 한다든지. 그에 비해 공진은 기존과 다른 리액션을 보였다.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Q. 방금 설명한 것처럼, 공진은 시기나 질투가 없는 인물이다. 그런 모습이 정서적으로 공감이 가던가.
고수 :
 어려웠다. 그래서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던 거다. 그런데 연기하면서 갈등했던 부분이 있는데 영화 뒷부분에 나오는 옥중 신이다. 그 옥중 장면에서 돌석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그때 공진 역시 그렇게 이상적인 인물은 아니었구나 생각했다. 나름의 상처도 있고, 힘든 것도 있고.

Q. 공진을 향한 돌석의 심리는 뚜렷해 보인다. 때론 질투도 하고, 그러면서도 좋아하고. 그럼 돌석에 대한 공진의 속내는 무엇인가.
고수 :
 처음에 만났을 때는 옷에 대해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존중이다. 그리고 점차 인정하게 된다. 공진은 돌석을 좋아하는 형으로 생각하고, 돌석의 재능을 인정하고 같이 뭔가를 해보려고 한다. 서로 부족한 걸 채워가며 어우러져 지내길 바랐던 거다.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Q. 한석규와 호흡은 어땠나. 말투가 은근 닮아가는 것 같다.
고수 :
 모두한테서 영향을 받는다. 캐릭터의 영향도 많이 받는 것 같다. 선배님이야 워낙 본인의 연기관 등이 정확한 분이시니까. 선배님의 존재 자체가 든든했다. 연기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모습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하고.

Q. 그리고 왕비를 향한 공진의 감정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고수 :
 그 순간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꿨던 거다. 그 꿈이 어떻게 보면 사랑일 수 있다. 첫눈에 반하고, 왕비의 슬픔이나 힘든 게 보이니까. 저 사람을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궐에서 나가기 전에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가는데, 그때 공진은 에둘러 고백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천민이 왕비한테 ‘사랑합니다’ 할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럼 날 죽이러 누군가가 쫓아오고, 그렇게 되면 액션활극 되는 거다. 하하. 치수 잴 때도 들키면 안 되는 감정이었다. 뭔가 정확하게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쉬움은 있지만, 그 부분은 상상으로 봐 주시는 게 맞는 것 같다.

Q. 정말 치수 재는 신은 야릇했다. 호흡이 닿을 정도의 거리였고,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면서 굉장히 에로틱하게 비쳤다.
고수 :
 그런 모습을 서로한테는 들키지 않고 숨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하~ 으~’ 등 호흡을 더 강하게 하라고 했다. 그 부분이 감독님과 달랐다. 나는 들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감독님은 현장에서 호흡을 더 하라고 장난치시고. 감독님 말대로 했으면 어땠을까 궁금하긴 하다.

Q. 영화 속에서 바느질을 참 많이 하는데, 실제 고수는 바느질을 하나.
고수 :
 이거 하면서 연습하고, 지금은 안 한다. 하하. 가끔 체 했을 때. (그건 바느질이 아니라)

Q. 영화 때문이지만, 직접 바느질을 해본 소감은.
고수 :
 바느질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집 생각도 하고, 작품 생각도 하고. 또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언제 끝나나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하. 공진도 바느질하면서 이런 저런 말을 주고받으면서 집안 생각도 했을 것 같다. 또 스트레스받았을 때는 바느질을 통해 풀기도 했겠고. 그런 걸 느꼈던 것 같다.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영화 ‘상의원’에서 공진 역을 맡은 고수.

Q. 극 중 여자 옷은 화려하고 예쁘다. 그에 비해 남자들의 옷은 평범해 보이는데.
고수 :
 왕비가 입는 옷에 시선이 가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돌석이 입은 옷 또한 예쁘다고 생각한다. 공진이 입은 옷들 역시 마찬가지다. 색감도 예쁘고, 레이어드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찍으면서는 하얀 저고리가 가장 예뻤던 것 같다. 지금 옷으로 치면 와이셔츠 같은. 그 위에 실루엣 효과가 있는 천으로 레이어드해서 입고, 때론 벨벳 소재 옷도 입고.

Q. 영화에서 공진은 질투 등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공진을 연기한 인간 고수는 질투 등이 당연히 있을 것 같다. 배우로 살면서 그에 따른 불안감을 느껴본 적은 없나.
고수 :
 늘 스스로 자극은 한다. 그런데 욕심부린다고 해서 잘 되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 욕심을 왜 안 부려봤겠나. 어떤 경험을 할 때나 끝났을 때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배움이나 느낌 등은 각기 다르다. 시나리오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봤을 때는 재미없던 것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쏙 들어올 때가 있다. 그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매 순간 내면의 변화 등을 민감하게 느끼려고 노력한다. 시나리오 보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땐 슬프고 괴롭다. 그 어떤 소스가 없는 거니까. 그러면 책을 보든지, 밖에 나가서 누굴 만나든지 뭔가를 경험하려고 한다. 그래서 연기 안 할 때는 끊임없이 누굴 만나고, 뭔가 하는 것 같다.

Q. 고수만의 변치 않는 패턴 같은 건 있나.
고수 :
 사람마다 성향이나 색깔, 버릇 같은 건 있다.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할 때도 있고. 그 사람이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 변신은 힘든 것 같다. 최대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뭔가 변화를 주는 작업을 하는 것 같다. 나만의 패턴, 호흡 등을 연기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늘 노력한다. 그렇다고 너무 다른 변화를 주긴 힘들 것 같고.

Q. 예전보다 한층 밝아진 것 같다.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할까.
고수 :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밝으면 좋은 건데, 어두운 캐릭터를 하면 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재밌었고, 공진 연기하면서 웃고 밝아진 건 사실이다.

Q. ‘상의원’은 여러 가지 이야기(또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봐줬으면 하는 게 있다면.
고수 :
 영화에서 말하는 ‘다르다’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 요즘에도 다르면 잘못됐다고 여기고 공격하는 것 같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유쾌하게 시작하다 절대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상의원’은 재밌는 볼거리도 많다. 그리고 사극 안에서 옷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 모두가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기사 공유하기

기사를 다양한 소셜 채널로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
검색 폼

bh Audition

재능 있는 신인을 찾습니다.

More

Popular

Recent

Comments

bh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