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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가 그 배우였어?’…허정도의 연기학개론(인터뷰ⓛ)
2016. 10. 11| 0

<조이뉴스24>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배우 허정도, 이 배우를 어디서 봤을까. 누군가는 'W'의 미친개 박교수나 최근 개봉한 '범죄의 여왕'의 비밀 많은 범죄자로 기억할 수 있다. 혹은 '풍문으로 들었소'나 '암살'을 떠올릴 수도 있을 테다. 허정도의 얼굴을 떠올리는 지점이 다르다는 것은, 혹은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는 것은 배우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배우 허정도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W'에서 '미친개' 박교수로 미친 존재감을 안겼다. 비슷한 시기 맞물려 개봉한 영화 '범죄의 여왕'에서는 섬뜩한 살인범 하준 역을 맡았다. 심은경이 주연을 맡은 '걷기왕'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불과 2,3개월 새 배우 허정도가 써내려간 필모그래피는 빽빡하다. 그는 "영화는 지난해와 올 초 찍은 건데 어쩌다보니 시기가 비슷해졌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토록 '열일' 하는 배우라는 것도 놀랍지만,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허정도는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 사람이 그 사람이였어?라는 말을 한다.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이러한 반응이 스스로는 다행스럽다. 내게 다양한 면이 있는 것 같고, 또 그런 것을 할 수 있어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배우의 숙명이 매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라곤 하지만, 작품마다 180도 변신하는 허정도의 카멜레온급 연기력은 새삼 놀랍다. 'W''에서는 코믹한 면이 부각되며 웃음을 안겼다면, '범죄의 여왕'에서는 소심한 장수 사법고시생이지만 알고보니 비밀 많았던 살인자 역을 맡아 섬뜩한 얼굴을 보여줬다. 'W'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면, '범죄의 여왕'은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도전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픔이 있는 살인범이죠. 원래부터 살인마의 성격을 가진게 아니라, 자신의 상처와 자존심이 긁히고 또 켜켜이 쌓여서 자신도 모르게 살인자로 한 발 딛는 사람이었죠. 듣기 좋았던 반응 중 하나가 살인자의 아픔이 느껴졌다는 말이었어요. 이 인물을 연기하며 워낙 예민한 감정을 갖고 가야 하는게 힘들었어요. 감독님도 영화 끝날 때 '촬영장에서 가장 외로웠을 것 같다고 했는데, 진짜 그랬어요. 외로웠죠. 그동안 안 보여줬던 모습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오는 10월 20일 개봉하는 영화 '걷기왕'에도 출연했다. 묵묵히 만복(심은경 분)을 지켜봐 주는 육상부 코치다. 

그는 "심은경이 연기를 워낙 잘했다. 나이만 어리지, 경력으로는 연기 선배다. '어떻게 저렇게 잘하나' 놀라웠다"고 했다. 또 "따뜻하고 개구진 영화다. 경력상으로는 제 선배다. 나이만 어린 거지, 나머지 후배들도 너무 잘한다. 작품의 만듦새나 메시지도 좋다. 백승화 감독이 '상업영화보다 작은 영화'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 영화가 가진 미덕이나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깨알 홍보도 잊지 않았다. 

허정도는 "배우로서 사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다양하게 살아보는 것"이라며 "일상에서 허용이 안되는 것들이 작품 속에서는 허용이 된다. 예컨대 'W' 미친개처럼 살았다면, 현실에서는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지 않았을 거다. 극중이라 재미있고, 또 연기가 시원한 게 있다"고 말했다.

최근 허정도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서울대 배우라는 타이틀도 그렇지만, 철학과를 가게 된 이유도 흥미로웠다. 허정도는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사람은 왜 사는걸까'라는 물음이 절실했고, 그 질문을 찾기 위해 철학과를 갔다"고 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우연히 배우 모집 포스터를 보게 됐고, 무대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허정도는 "동굴에서 하나의 빛이 보이는 것처럼, 상상도 못한 느낌이었다. 제가 해본 것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다. 제대 후 진로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선생님과 배우 두 가지 길을 놓고 고민했다. 사실 배우가 쉬운 길은 아니지 않느냐. 질문을 갖고 여행을 떠났는데, 돌아오는 길에 (연기에 대한 마음이) 더 뜨겁게 타올랐다"고 말했다. 

뒤늦은 배우의 길은 그렇게 시작됐다. 2007년 한예종 대학원 연기과로 입학했고 연극을 시작으로 부지런히 반경을 넓혀왔다. 지금까지 출연한 크고 작은 작품만 80여편. 첫 드라마 안판석 감독의 '밀회'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해 '풍문으로 들었소'와 '미세스캅', 영화 '슬로우라이프' '암살' 등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온 허정도는 "작은 캐릭터라도, 또 한순간이라도 그 때만큼은 진짜로 존재하고 싶다. 그 순간의 매력을 위해서 고민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후지지 않는 어른이 되고 싶고, 좋은 판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인상 깊은 말도 남겼다. 그는 "지금이 좋다. 저의 속도를 넘어선 무언가를 하면 힘들어진다. 즐겁게 살고 싶고,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조급함 대신 정도를 걷고 싶다는 허정도의 다음 작품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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